참새가 방앗간을... 우리는 포장마차 먹거리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겨울은 특히 더 그렇다.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와 오뎅 염통 떡볶이.. 그리고 냄새까지... 이미 머리보다 빠른 내 몸은 포장마차 앞으로 향하고 있다.
종류가 많지만 우리는 그 중에서도 염통을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회전율이 좋아 갓 구워낸 염통을 먹을 수 있는 포장마차를 찾는다. 염통이 땡겨서 다가갔다가도, 구운지 한참 된 걸 보온만 해놓은 염통이라면 뒤돌아선다. 그런 염통은 아무리 맛있는 소스를 발라도 퍽퍽하고 딱딱하고 맛도 없다. 우리가 자주 찾는 포장마차가 있는데, 회전율이 좋아 쉬지 않고 염통을 구워대는 곳이다. 바로 칠곡 3지구 올리브영 앞 포장마차. 사실 친절함 0 이고 가격면에서도 비싼 편이긴 하지만, 염통은 여기서 먹는 게 가장 맛이 좋다. 소스 종류도 네가지라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나는 불고기맛과 매운맛을 좋아하고, 오리는 10개를 먹으면 그 중 9개는 눈물맛으로 먹는다. 대단하다.
염통은 배가 고플 때도 안 고플 때도 그냥 먹는 것이지만, 오뎅은 배가 고픈 날에만 두어개 먹는다. 여기 오뎅이 맛있는 편은 아니다. 나처럼 푹 퍼진 오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회전율이 좋은 포장마차에서는 별로인 것 같다. 푹 퍼질 틈도 없이 손님들이 계속 찾아오니 거의 꼬들꼬들한 오뎅 밖에 없다. 국물 맛도 그닥이다. 대신 간장에 양파가 많아 좋다. 양파 건져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으로도 꼬들꼬들함이 느껴진다. 얇고 꼬들하고..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가격은 2개에 1,000원.
또 내가 좋아하는 길거리 간식 중 하나는 와플이다. 바삭바삭한 와플에 생크림과 사과잼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언제 먹어도 맛있다. 와플도 종류가 많다. 두꺼운 와플? 노노.. 그거 아니다. 길거리 와플은 얇고 바삭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잼도 나이프로 긁어가며 최소한만 발라야 한다. 잼도 과하면 맛이 없다. 약간 심심한 듯 사과잼과 생크림 맛이 느껴지는 게 좋다. (개취) 요즘에는 블루베리잼 딸기잼 포도잼 등등 다양한 잼이 있던데 난 아묻따 사과잼이 최고라 생각한다. 다른 잼은 호기심에 도전 했었다가 만족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가 갖다부은 염통값이 얼마나 될까? 보통 한 번 가면 1인 10개 정도 먹고 빠진다. 그럼 2명이면 20개. 염통이 5개에 2,000원이니.. 20개면 8,000원이다. 늘 배부르게 먹고 나면 마트가서 염통 한팩 사서 집에서 구워 먹으면 실컷 먹겠다며 옛날에 비해 비싸졌다고 투덜대지만 집에서 구우면 이 맛이 안나겠지 하고 또 다시 찾게 된다. 그리고 반복 반복... 사실 마트에서 한팩 사면 50개나 들어있는데 만원도 안하니까. 너무 비싸긴 하다. 사실 20개 먹고 빠지는 것도 배불러서가 아닌데. 염통은 뭐 마음만 먹으면 50개씩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역시나 오늘도 꼬들꼬들한 오뎅이다. 배고팠던 날이었나 보다. 아마 운동 전?후?
정말 많이도 먹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난리다 난리야. 점점 추워지면 오뎅 비중이 늘어날 것 같긴 하다.
이날은 너무 너무 실망했던 날. 우리가 늘 먹던 염통 파는 포장마차에서 튀김이랑 순대, 떡볶이를 사봤다. 오리랑 같이 먹으려고 포장 했는데 와..진짜 개사기꾼이 아닐 수 없다. 오징어 튀김 뭐 저런 게 다 있어요? 오징어 저런 거 어디서 구했는지도 의문이다. 내 생각에는 오징어를 채 썬 것 같은데. 진짜 진짜 개사기꾼이다. 채썬 오징어 한가닥이 들어 있고 핫도그 처럼 단단한 밀가루를 묻혀 튀긴 다음 굵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얇게 튀김옷을 발라 한 번 더 튀긴 것이다. 저 점 처럼 보이는 것이 오징어다. 무생채인 줄 알았잖아. 참나- 다신 안 사먹기로 다짐했던 날이다.
앗 이날은 동성로 대구백화점 옆 대박오뎅집? 그 아주머니들 많고, 사람들 많은 그 곳... 거기서 먹은 순대와 오뎅이다. 이곳의 장점이라면 오뎅의 종류가 많다는 거? 잡채, 치즈, 떡, 일반 오뎅 등등..? 그리고 순대도 맛있었다. 부산? 경남 식으로 물쌈장도 뿌려 주시는데, 쌈장을 싫어하는 오리에게는 당혹스러운 상황... 미리 알았다면 따로 달라고 했을텐데. 저렇게 다 묻혀서 주시니......흠흠. 그래도 나는 맛있게 잘 먹었다. 나는 쌈장, 소금 다 좋아.
이 곳은 칠곡 3지구 어딘가... 3거리? 4거리? 길치라 길 설명도 어렵다. 아무튼 호동이국밥 맞은편, 늘 늦게 나오셔서 장사를 시작하시는 포장마차 사장님이다. 첫방문이었는데 반해버렸다. 여기는 오뎅이 김치오뎅이다. 속풀이로 아주 그만이다. 사실 여기도 맛있는 오뎅을 쓰는 건 아니라 그저 그런데, 국물이 짱짱이다. 김치와 콩나물 굵은 멸치를 넣어 푹 끓인 오뎅국물... 서서 소주라도 깔 수 있을 것 처럼 시원하다.
이 순대는 칠곡 순대가 아니군. 청송 진보 할머니네 갔다가 길거리에서 먹은 순대다. 찹쌀순대라 맛있었다.
운동 끝나고 먹었던 학정동 스푼떡볶이. 어쩐지 떡볶이가 입에 착착 붙고 익숙하더라니, 스푼떡볶이가 구.로데오떡볶이 였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게 됐다. 내가 로데오 떡볶이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왜 여태 모르고 살았나 억울할 지경. 여기는 무조건 재방문 해야지.
위에 있던 와플은 칠곡3지구 KT 앞 옥수수도 팔고 와플도 파는 아저씨.. 한테서 산거고, 이 와플은 베스킨라빈스 앞 아주머니에게 산 것. 너무 별로였다. 정말 차가운 와플. 얼마나 식었으면... 진짜 차가울 정도였다. 그리고 블루베리 잼은 너무 달았고. 별로야. 다시 사먹진 않을 것 같다. 근데 슬픈 건 KT 앞 아저씨는 이제 옥수수만 팔고 와플을 안 파신다. 흑흑.
김치오뎅에 꽂혀 또 간 날. 여긴 간장을 처음부터 일회용 용기에 덜어서 내주신다. 그래서 양파 건져먹는 재미는 없음. 그래도 국물이 맛있으니까 두세잔은 마시고 온다. 추운 날 몸 녹이기 딱이다. 아 여기도 오뎅은 500원이다.
그리고 새로운 곳을 발견 했다. 여긴 오뎅이 700원이나 한다. 칠곡 3지구 포장마차 오뎅들이 전부 500원인데, 여기는 왜 배짱 좋게 700원이나 받는 것인가? 하지만 먹어보니 곧장 이해가 됐다. 오뎅이 다르다. 사진으로만 봐도 느껴지는데 오동통통하고 길다. 꼬아놓은 방식이 그렇게 보이는 건가? 아니다 확실히 크고 통통하다. 3개를 먹으면 100원 DC 해주신다. 그래서 2,000원. 여기는 간장에 양파가 없고 깨만 수북하게 뿌려져 있는데, 종지에 덜어먹는 방식이 아닌 실리콧 붓으로 오뎅 위에 발라 먹어야 한다. 생각보다 간편함.
내친김에 순대도 먹어본다. 메뉴판에도 그냥 순대가 아니라 '찹쌀순대' 라고 적혀 있어서 기대가 컸다. 먹어보니 존존존맛. 쫀득쫀득 내가 좋아하는 찹쌀 순대다. 내장들도 싱싱했고요. 양도 저정도면 여느 포장마차 3,000원치 순대들과 비슷한 편. 그리고 이곳은 김치오뎅집을 제치고 내 맘속 1등을 차지한 오뎅국물 맛집이다. 특히 빨간오뎅 국물 맛이 죽여준다. 기본 두 잔은 들이키고 나온다.
크 훌륭한 비주얼.
너무 맛있어서 저녁으로 삼겹살 먹으러 가는 길인데도 참지 못하고 멈춰서버렸다. 맘 같아선 서너개씩 먹고 싶었지만 삼겹살이라는 거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어서 각각 한개씩만 흡입. 진짜 맛있다. 잘 익었고, 국물도 끝내준다.
그리고 여긴 호떡도 판다. 호떡도 잘 팔리길래 한 번 먹어보자 싶어서 샀다. 메뉴 이름은 씨앗호떡. 근데 음...호떡은 다신 안 먹을 것 같다. 호떡은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지만, 이런 맛이라면 굳이 사먹고 싶진 않다. 속도 너무 적고, 무엇보다 빵 반죽이 실망스러웠다. 텁텁. 다음번에는 쌀떡볶이를 먹어보기로 했다. 기대 된다.
이것도 처음 맛보는 학정동 수요시장 떡볶이. 언제 한 번 수요장을 제대로 구경하고 싶었는데, 못 갔었다. 늘 운동 끝나고 가면 시장 상인들이 다 뒷정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 이날은 운동 째고 수요장에서 맛있는 거 사먹고 구경하고 놀기로 했다. 쌀떡볶이와 당면만두, 순대를 사서 와구와구. 순대는 찰진 순대가 아니어서 맛 없었다. 국밥에나 들어갈법한 부드럽고 흐물흐물했던 순대다. 당면만두는 내가 정말 좋아한다. 당면이 가득 차 있어서 떡볶이랑 찰떡궁합이다. 오리는 만두 속은 고기지! 라며 당면만두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나는 당면만 들어서 좋은데... 아무튼 다음에 또 생각날 것 같다. 떡볶이도 쌀떡에 소스가 꾸덕해 맛있었다. 오뎅은 별로-
내가 최근에 하는 포장마차 군것질 사진을 모아봤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면서 지내야지. 너무 맛있어.